[디지털 타임즈]

정부가 전국 공공기관 2400여 곳의 백열등을 연말까지 LED등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2012년까지 국내 전체 조명의 30%를 LED로 바꾸는, 이른바 `1230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에 맞춰 정부 및 공공기관에 에너지 절약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에너지책임자(CEnO)를 두기로 했다.

공공부문이 먼저 에너지효율 향상 투자에 나서고 에너지 절약을 제도적으로 실행하는 책임자를 둠으로써, 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민간 투자도 촉진해 LED산업 경쟁력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 달 1일부터 EU 27개국도 100w짜리 백열전구의 생산 또는 수입을 금지했다. 아울러 2012년까지 모든 백열전구를 퇴출할 방침이다.

LED등은 에너지효율이 높고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환경 친화적이다.

반도체 소자를 이용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수은을 쓰는 형광등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색상 연출도 우수해 조명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LED등은 백열전구에 비해 수명이 50배나 길지만 시간당 소비전력량은 10~20%에 지나지 않는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있다.

전력 소비의 20% 정도가 조명으로 쓰이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이 월등한 LED 등으로 교체하면 전력소비량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다.

EU는 기존 백열전구가 형광등으로만 대체돼도 2020년까지 32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ED조명 확산이 국내 LED산업의 발전과 연계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산업지원과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LED 칩과 소재 분야 기술을 외국 선진업체로부터 비싼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고 쓰고 있다.

그나마 칩과 소재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적고 칩과 소재 등을 들여와 모듈을 조립하는 수준에 그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LED 확산정책과 국내 LED제품력 향상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

정부는 LED조명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지목한 바 있다. LED조명산업의 원천기술 확보와 제품력 향상을 위해 정부가 R&D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내 기술과 생산력이 선진국에 뒤쳐지고 있는 상태에서 LED등 교체를 서두를 경우 혜택은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에 돌아가게 된다.

1~2년 전 풍력과 태양광발전소 건설 붐이 일 때 관련 부품을 거의 전량 수입해온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국내 관련 기업들의 제품력과 보조를 맞춰가며 수요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싼 가격도 문제다.

가로등과 보안등으로 많이 쓰이는 기존 나트륨등에 비해 LED등은 10배 이상 비싸다.

장기적으로 전기료를 절감함으로써 초기 투자비용을 상쇄할 수 있지만 10배의 차이는 너무 큰 부담이다.

LED제품의 기술력과 보급률에 맞추어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교체주기를 적절히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LED조명등의 규격기준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인증 품목을 확대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

기술표준원이 최근 KS인증품목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